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여행

[태국여행] 방콕 골프의 설렘, 그리고 현지의 날것을 마주하다

by 이데아6926 2025. 7. 29.
Advertisement

[이데아의 방콕 홀리데이] 2부:

별빛 아래 첫 라운딩, 그리고 그린 위에서 피어난 우정

방콕 도심에서의 3일을 뒤로하고, 저희 부부는 여행의 2막을 위해 새로운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헬스랜드에서의 시원한 마사지로 완벽하게 재충전한 뒤, 택시를 타고 방콕 동쪽의 광활한 녹지대에 자리한 타나시티 컨트리클럽으로 이동했죠.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자 창밖 풍경은 푸른 나무와 널찍한 도로로 바뀌었고, 저희의 여행 역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별빛 아래, 아내의 떨리는 첫 티샷

타나시티 리조트에 도착해 순조롭게 체크인을 마친 저희에게는 곧바로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바로 제 아내의 생애 첫 골프 라운딩, 일명 '머리 올리는 날'이 섬밋 윈드밀 골프 클럽의 야간 라운딩으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방콕 골프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야간 골프, 그 시작부터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택시를 잡으려던 저희에게 호텔 직원이 다가와 "제가 아는 차를 불러드릴게요"라며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개인 차량을 타고 서밋 윈드밀로 향하며, 저희는 기사님께 밤늦게 끝날 라운딩 후의 픽업까지 예약하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저희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며 다가올 라운딩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나눴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며 주문한 태국식 덮밥과 춘권, 그리고 마늘 새우 요리. 맛도 훌륭했지만, 곧 펼쳐질 아내의 첫 라운딩 생각에 사실 무슨 맛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드디어 캐디를 만나고, 코스로 나서는 순간. 제 옆에 선 아내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습니다. "자기야, 나 잘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나 때문에 늦어지면 어떡해?"라며 연신 걱정하는 모습이었죠. 골프채를 잡아본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아내에게, 생애 첫 라운딩이 하필이면 야간 골프라니. 그 긴장감은 오죽했을까요. 푸른 잔디 위로 쏟아지는 불빛과 시원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여전히 후덥지근한 밤바람.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별개로, 아내의 심장은 아마 100미터 달리기를 한 것처럼 뛰고 있었을 겁니다.

 

바로 그때, 저희에게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저희와 조인하게 된 팀이 바로 한국인 부부였던 것이죠. 섬밋 윈드밀에 숙소를 잡고 여러 번 라운딩을 하셨다는 두 분은, 골프 초보인 제 아내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원래 머리 올리는 날이 제일 떨리는 법이에요"라며 따뜻하게 격려해주셨습니다. 남편분은 스윙 자세를 교정해주셨고, 아내분은 스코어 계산법부터 골프 룰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습니다. 두 분의 유쾌한 입담과 배려 덕분에, 아내의 얼굴에 드리웠던 긴장감은 어느새 환한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의 잊지 못할 첫 야간 골프는, 별빛과 새로운 인연의 따스함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두 커플, 하나의 팀이 되어

라운딩 후 샤워를 마치고 타나시티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자정이 가까운 시간. 로비에서 저희를 기다리던 친구 내외와 드디어 감격의 상봉을 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반가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간의 안부를 나누다 잠이 들었죠.

다음 날은 네 사람이 함께하는 첫날. 이른 새벽, 아직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몸을 이끌고 타나시티 리조트의 조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곧장 저희 넷은 타나시티 컨트리클럽의 그린 위로 나섰습니다. 밤과는 다른,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즐기는 라운딩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타나시티의 푸른 잔디 위에서 아내와 함께. 전날 밤의 긴장은 사라지고, 이제는 제법 골프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골프 후 숙소에서 샤워를 마치고, 저희는 친구가 렌트한 차를 타고 방콕 현지시장 구경에 나섰습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아닌, 진짜 현지인들의 삶이 녹아 있는 시장의 풍경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과일과 채소, 각종 식료품을 파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현지인들로 활기가 넘치는 시장의 모습.

시장 한편에서는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길거리 음식점들이 저희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달콤 짭짤한 돼지고기 꼬치구이 '무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죠.

시장에서 사 온 망고와 맥주, 그리고 간식거리를 들고 저희는 숙소의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타나시티 리조트의 풀사이드에 둘러앉아, 저희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여행의 피로와 내일의 걱정은 모두 잊고, 오직 이 순간의 행복에 집중하는 시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었습니다.

황홀한 일몰을 배경으로 펼쳐진 리조트의 수영장. 이곳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와 웃음소리는 이번 여행의 가장 소중한 추억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마지막 라운딩, 그리고 아쉬운 작별

어김없이 여섯째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날의 과음으로 머리는 지끈거렸지만, 저희는 태국 골프여행의 마지막 라운딩을 위해 힘들게 몸을 일으켰습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로얄 레이크사이드 GC. 친구의 차를 타고 이동하며 바라보는 방콕 외곽의 풍경은 더없이 평화로웠습니다.

게임 후에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마사지를 받으며 뭉친 근육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친구 내외와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 식사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희는 숙소 근처의 식당에서 그간의 즐거웠던 순간들을 추억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친구 내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떠났습니다. 북적이던 차 안과 숙소가 순식간에 조용해지자, 2박 3일간의 즐거웠던 시간이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음편에는 친구 내외를 보낸 후 저희만의 시간입니다. 

기대해주세요!!!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