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네 번째 날의 기록이다. 지난 한식 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양가 부모님 성묘를 오늘에야 다녀왔다. 오전 9시경,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우고 길을 나섰다. 차창 너머로 스미는 4월의 공기는 따스했고, 그 안을 가득 채운 가족들의 온기는 지난 수요일 입찰 탈락으로 얼어붙었던 내 마음을 조금씩 녹여주었다.
네 분 부모님 모두 수목장으로 모셨기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묘석이 즐비한 여느 공동묘지와는 다른 평온한 숲의 모습이었다. 나무 곁에 서서 부모님을 뵙는 시간, 예전 같으면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습관처럼 담배부터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명징한 호흡으로 부모님이 머무시는 숲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가족들과 함께 나무 주변을 정리하고 인사를 올리며, 문득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다시금 절감했다. 흙으로 돌아가 나무의 뿌리가 되신 부모님 앞에서, 내가 내 몸을 해치는 연기를 스스로 끊어냈다는 사실이 묘한 위안으로 다가왔다. 두 아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숲에 울려 퍼질 때마다, 맑은 정신으로 이 순간을 오롯이 기억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마트폰에서 내가 만든 금연계산기 앱을 열어보았다. 93일이라는 숫자 옆에는 내가 피하지 않은 1,120여 개의 담배와 되찾은 수십 시간의 생명이 기록되어 있었다. 지난 며칠간 사업적인 좌절로 흔들렸던 마음이, 오늘 자연의 품과 가족의 곁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기분이다. 내가 만든 이 숫자들이 단순히 건강을 넘어서, 내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가 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버틴 방법은 '회피'가 아닌 '수용'이었다. 아쉬운 결과에 낙담하여 연기 속으로 숨기보다, 가족과 함께 땀 흘려 걷고 부모님의 자취를 느끼며 현재의 소중함을 받아들였다. 자극적인 위안은 없었지만, 그 자리에 가족의 응원과 맑은 공기가 주는 정직한 평온함이 들어찼다.
저녁 7시가 넘은 지금,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기록이 멈췄던 시간을 지나 다시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이 과정이 나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연기 없이 맞이할 내일의 아침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나는 내일도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금연일기 94일차,
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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