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번째 밤이다. 오늘의 공기는 평소보다 훨씬 훈훈하고 벅찼다. 오늘은 어제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역한 작은 아들과 함께 했다. 까맣게 탄 얼굴로 씩씩하게 인사하던 녀석이 어느새 내 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있다. 1월 8일 금연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들의 전역 날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는데, 시간은 기어코 이 기분 좋은 만남을 선물로 가져다주었다.
컨디션은 아주 좋다. 감기 기운은 이제 흔적조차 찾기 힘들고, 아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의 즐거움이 몸 안의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도록 곁을 지켜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되겠다는 다짐이 마음속에서 뜨겁게 요동치는 하루였다.

유혹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아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군 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꽃을 피우는 동안 예전의 나쁜 습관들은 머릿속에 떠오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들의 건강한 젊음 앞에서, 나 또한 내 몸을 더 아끼고 정화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유혹을 멀찌감치 밀어냈다.
오늘을 버틴 힘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긍지'였다. 군대라는 좁은 세상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환영은 맛있는 음식이나 용돈보다도 '변화된 건강한 모습' 그 자체였다. 아들에게 떳떳하게 "아빠는 이제 담배 안 피운다"고 말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그 무엇보다 값지다.
버틴 방법은 공유와 교감이었다. 아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며, 연기 자욱한 골방이 아닌 밝은 거실에서 가족의 온기를 만끽했다. 내가 선택한 금연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과 동시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다시금 확신했다.
서른여섯 번의 밤이 저문다. 아들의 전역과 함께 나의 금연 여정도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제 갓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아들의 앞날을 응원하며, 나 또한 이 맑은 숨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다. 행복한 피로감이 밀려오는, 참으로 좋은 밤이다.
금연일기 36일차,
이데아
'Daily 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금연일기 35일차 : 일상으로 완벽한 복귀 (3) | 2026.02.11 |
|---|---|
| 금연일기 34일차 : 아주 오래간만에 기록 (4) | 2026.02.10 |
| 금연일기 27일차 : 내일부터 태국 여행인데 (5) | 2026.02.03 |
| 금연일기 26일차 : 감기로 고생 중 (3) | 2026.02.02 |
| 금연일기 25일차 : 2월의 첫 날 (2) | 202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