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밤이다. 어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맞이하는 첫 번째 온전한 일상이다. 태국 카오야이의 이국적인 풍경은 이제 사진 속에 남았지만, 그곳의 맑은 공기를 지켜내려 했던 내 의지는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 금연 시작일인 1월 8일부터 오늘까지, 시간은 어느덧 서른네 개의 마디를 만들어냈다.
컨디션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감기 기운이 서서히 걷히며, 비로소 깊은 호흡이 가능해졌다. 아플 때마다 습관처럼 찾던 담배 대신 따뜻한 차와 충분한 휴식으로 몸을 돌보는 법을 이제는 몸이 먼저 기억하는 듯하다.
유혹은 예기치 않은 순간, 일상의 작은 틈새에서 고개를 들었다. 여행의 피로를 털어내려 짐을 정리하다 문득 느껴지는 공허함이 예전의 습관을 불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공허함은 담배 연기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맑은 정신과 건강한 수면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오늘은 '변하지 않는 약속'의 힘으로 하루를 보냈다. 장소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져도 내가 내린 결정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지탱하는 가장 큰 자산이다. 일행들의 연기 속에서도 꿋꿋했던 카오야이의 기억이 오늘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버틴 방법은 여전히 명료하다. 눈을 감고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깨끗한 공기의 질감을 느끼는 것. 연기에 가려지지 않은 세상의 냄새를 맡으며, 나는 내가 되찾은 감각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갈무리한다.
숫자가 커질수록 기록은 더욱 덤덤해진다. 그 덤덤함이야말로 금연이 일상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가벼운 숨을 쉴 수 있기를 바라며, 서른네 번째 기록을 마친다.
금연일기 34일차,
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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